물에 대한 이야기를 커피와 함께 하려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보통 커피 한 잔은 98%의 물과 2%의 순수한 커피 물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98%의 물이 커피와 만날 때 어떤 영향이나 결과가 나오는지에 대해서는 고작 몇 번의 블로그 글로는 모두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다만, 여기서는 Remove와 Inhibit에 대해 잠시 이야기하고 가겠습니다.
우리나라는 약경수의 물이 공급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보자면 굉장히 훌륭한 수자원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데요. 일부분 스케일(라임스케일, Limescale) 부분에 있어서 잘못된 정보가 통용되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스케일'이 아니라 '라임스케일'이라는 정확한 명칭을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경도가 높은 물에서 나타나는 하얀 칼슘, 철분 가루의 물때라는 명칭으로서 라임스케일을 사용합니다. 라임스케일, 석회 자국은 단순히 석회질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물속에 있는 다양한 무기질 성분들의 화학반응과 온도 변화 때문에 석회 자국(칼슘 가루 등)이 생겨납니다.
무기질은 칼슘, 인 철, 아이오딘 등을 말하는데, 물속에 무기질이 많다는 것은 대기 중에 있는 성분이 녹아나거나 토양에 있는 성분이 물속에 함유되었음을 이야기합니다. 고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손쉽게 찾을 수 있는 '무기질이 많은 물'은 곧 약숫물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특히 수원지가 산간지대/산악지대라면 더욱 많은 무기질 성분을 나타낼 것이고, '에비앙'의 경우 성분표를 보게 되면 상당히 높은 수치의 무기질 함량을 볼 수 있습니다.
m.mt.co.kr/renew/view.html?no=2020100321065387153&ca=economy
미네랄 함량과 경도를 확인해보면 수원지가 산악지대이거나 일부 석회암지대의 토양일수록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커피를 내리는 데 있어 가장 이상적인 물은 SCA(Specialty Coffee Association)에서 공식적인 프로토콜을 연구, 발표했습니다. 지나치게 높은 경도나, 미네랄 함량은 커피를 내리는데 '방해'가 될 수 있고, 값비싼 에스프레서 커피 머신에는 라임스케일 형성으로 인한 내부 관로 누수 또는 장비의 고장을 야기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스케일 제거제 또는 스케일 억제제, 그리고 값비싼 연수 필터를 사용하기에 이릅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갈 이야기는 '제거'와 '억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두 단어의 차이는 너무도 잘 아시리라 봅니다.
커피 머신에 사용하는 필터는 제거(remove)의 기능보다 억제(inhibit)의 기능이 더욱 정확합니다. 역삼투압 필터를 이용해서(순수한 물 분자만 통과하고 나머지는 퇴수가 됨) 물을 증류수에 가깝게 만들고 나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면, 필터는 기본적으로 훌륭한 거름망의 기능을 합니다.
특히나 경수를 연수로 변화하는 데는 물의 성질 변화가 가장 주요합니다. 물론 물속에 있는 일부 성분을 제거할 수도 있겠지만 필터라는 것은 고운 모래나 자갈 등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 거름망이라는 것을 잊어버려선 안됩니다. 라임스케일 형성을 억제해주는 것입니다. 반응성을 낮추거나, 일부 필터의 유효정수량을 초과하게 될 때 '수시로' 갈아주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수돗물을 바로 마실 수 있는 나라입니다. 서울시의 아리수 섭취방법은 반나절 이상 실온에 물을 떠놓고 잔류염소가 자연 기화하게 둔 다음에 바로 마시면 되는 것입니다. 저 역시 바로 그 방법으로 꽤 오랜 기간 물을 섭취했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상업용 커피머신 필터가 싱크대, 샤워기, 세면대, 세탁기 등에 달려있습니다.
e-arisu.seoul.go.kr/about/means.jsp
이러한 물의 성질 그리고 반응성, 변화를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하고 물을 가열하여 생기는 하얀 가루를 보고 물속의 이물질이라 하는 글이나 유튜브 영상을 보기도 합니다. 정확히는 물속에 있는 무기질 성분이 나타나는 것인데 이를 물때나 라임스케일로 치부하는 일도 접합니다. 증류수에 가까운 물이 아니고서는 가열 후 나타나는 하얀 가루는 철분과 칼슘 등의 무기질 성분입니다.
아마도 다음 글에서는 '부식과 라임스케일(스케일)'이라는 글을 쓸 텐데, 지나치게 연수화된 물을 사용할 경우(물의 연수화->물의 산성화->부식)에는 장비 부식이 빨라지기도 합니다. 라임스케일이 많아지면 스케일의 침착을 인해 장비의 오작동 또는 열효율이 떨어지고, 부식이 일어나게 되면 보일러, 내부 관로의 균열과 파손이 생기는데 커피 맛 까지 가지 않더라도 이렇게 물로 인해 여러 문제가 발생합니다.
우리집까지 오는 물은 무슨 물일까 (0) | 2021.05.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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