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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동 커피머신 렌탈하기 전에 꼭 봐야 할 글

커피에세이

by architect.j 2021. 10. 4.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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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지간하면 가격대에 맞는 성능을 보여주는 전자동 커피머신

 

나쁜 커피머신은 없다. 다만 사용 목적과 활용방법이 다를 뿐이다. 100만 원 미만의 장비와 1,000만 원 이상의 장비는 같을 수 없다. 그건 모두가 알고 있다. 가격대가 다른 두 장비도 결국 '그라인딩' '추출'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한 잔의 커피를 만드는 데는 동일하다. 그렇다면 이 둘의 차이가 벌어지는 건 어떤 '그라인더'가 사용되고, 조절할 수 있으며, 어떤 '추출구조'를 가지고 제어할 수 있는지에 따라서 달라진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사람이라면 분명 각 장비에 맞는 최적의, 최상의, 합리적인 세팅을 달달달 꿰고 있어야 한다. 오랜 현장 경험 중 하나는, 극단적인 세팅만으로도 한 가지 원두커피를 두세 가지처럼 느끼게 해 줄 수 있다는 거다. 심지어 아예 다른 커피를 내가 준비해온 줄 아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루 이틀 내지는 한 달 남짓, 여러 시험 테스트나 체험 기간을 통해서 잠시 잠깐 경험은 할 수 있지만 오랜 시간 켜켜이 쌓인 스킬과 노하우는 하루아침에 이룩하거나 흉내 낼 수 없다. 얼마 전에도 '어디 가서 보니까 당신이 이야기한 브랜드 말고도 다들 잘만 쓰는 거 같은데 계속 상대적으로 비싼 브랜드를 쓰라고 하는 이유가 뭐요?'라는 질문을 받았다. 1년 남짓 쓰고 말 것인지, 주기적으로 장비를 교체할 수 있는지, 그도 아니라면 안정적이고 신뢰도가 높은 브랜드의 상품을 쓸지는 전적으로 최종 소비자, 고객의 선택이다. 여기서 내가 내려주는 판단은 '몇 년 써보니 이건 이렇습니다'이다. 어떤 장비는 설치하고 다음날 고장이 나기도 했고, 3개월가량 잘 썼는데 아예 구조적인, 설계적인 결함으로 현장이 물바다가 되어 수백, 수천만 원의 재산 피해를 낸 적도 있다. 나는 여러분이 수백, 수천만 원의 재산피해 책임을 지지 않았으면 한다.

 

그래도 가급적이면 100만 원 급의 장비에서 1,000만 원과 비슷한 느낌이라도 내려고 한다. 다행이라면 커피에 있어서는 '농도'와 '수율'개념으로 수치상으로 비슷해지는 과정과 결과 그리고 추이를 만들어 갈 수 있다. 그렇다고 무리는 하지 않는다. 가랑이 찢어지고 싶은 마음은 없으니까. 대신 이런 구조와 설계 그리고 장비의 특성을 이해하고 납득시키는데 몰입한다. 정말 세상에 나쁜 커피 머신은 없다.

 

2. 결국 우리가 마시게 되는 음료 한 잔, 원재료를 무시할 수는 없다. 집중해야 하는 영역은 '원두커피'

남이사 뭘 어떻게 무얼로 먹든 상관할 바는 아니다. 마찬가지로 커피도 우리가 제일 좋다, 누구는 나쁘다 할 수는 없다. 그것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어떤 원재료를 가지고 어떤 요리를 만들었는가 하는 접근법이 필요하다. 다금바리 생선까스를 손가락질할 수는 있겠지만 다들 마음속 한 구석에는 어떤 맛인지 궁금해하지 않나. (나만 그러나 보다) 합리적인 원재료의 사용과 합리적인 가격만이 고객이 납득할 수 있는 '최종 비용'이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실로 많은 장비를 다루다 보니 완전무결한 장비는 없음을 느낀다. 하나 둘 단점은 있기 마련이고 또한 가장 기본적인 기능인 '추출'에 문제가 있는 장비는 사실상 시장에 나올 수 없다. (간혹 문제가 있는 장비를 보긴 보지만 이런 제품은 렌탈 서비스로 사용할 수 없으니 다들 상품 라인업에서 빠져있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쓰고자 하는 서비스의 원재료, 원두커피를 조금은 알 필요가 있다. 이전에는 직접 로스팅을 하지 않는 곳이면 아예 선택지에서 빼라고도 말했다. 그러나 지금은 바뀌었다. 꼭 직접 로스팅하지 않는 업체도 후보에 넣어야 한다. 로스팅 또한 지적 노동 중 하나다. 그간의 노하우가 어떻게 '상품'으로 나오는지를 결정한다. 말도 안 되는 가격의 생두를 가지고 훌륭한 커피를 만들어 내는 것을 몇 번이고 경험하고는 잘하지 못할 바에는 확실히 위임을 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도 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다만, 직접 로스팅을 하지 않을 경우 원두커피로 인한 불평불만이 접수되었을 경우 어떠한 대응 프로세스가 가능한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본인이 취급하는 원두커피와 커피머신 두 가지를 조화롭게 운용하는 업체야 말로 최적의 렌탈 업체이다.

 

3.  결국 사용자가 원하는 건 "우리에게 알맞은 서비스"

서비스를 비교하다 보면 비슷비슷한 장비를 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어느 정도 시장에서의 신뢰를 얻은 커피머신이라는 소리다. 그런데 궁극적으로 우리가 왜 렌탈 서비스를 쓰려고 하는지 생각해보자.

 

이 서비스를 이용함으로 인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는가? 직원복지 수준의 향상, 업무효율 증진,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의 기회제공 등등이 있겠지만 결국 '싸고 맛 좋은 커피를 사무실에서도!' 다. 조금 더 나아가면 원두커피 서비스 외에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노릴 수도 있다. 때론 우리가 원하는 모든 부분을 충족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이 영역에서는 아쉬운 부분은 또 다른 대체제를 찾아야만 하는 것이다. 오랜 시간 이 산업에 있으면서 느낀 점은 소비자 중심으로 돌아간다고는 하지만 사실 공급자 중심의 제안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 굳어진 방식이 아쉬울 따름이다.

 

 

마무리!

어디까지나 커피머신 렌탈 업계에 오래 있다 보니 느낀 소회다. 그렇기에 일부러 전보다 단단한 문체를 골랐고 '우리'라는 주체를 사용했다. 곧 동종업계의 동료들이자, 곧 이 산업에 들어오고자 할 예비 파트너들을 아우르는 말이며, 우리의 서비스를 선택하고 이용하는 고객과 한 편이라는 마음을 담았기 때문이다.

 

내가 접근하는 방식의 렌탈은 다소 까탈스럽다. 관습적인 질문이나 단계를 벗어나서 질문의 근본적인 근간부터 흔들고 시작하기에 아예 예상하지도 않았던 부분들이 불편하게 느껴지고 이제 그 부분을 해소해줄 사람(서비스)을 찾기 시작할 테니까.

 

그리고 오늘도 나는 그 부분을 어떻게 충족시킬지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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