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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인더의 세부 스팩을 나열해가며 고른다면 그 어떤 그라인더를 추천해주기 어려울 지도 모릅니다. 그라인더의 기능에 초점을 두고서, 어떤 그라인더가 있는지 그리고 어떤 그라인더를 가정용/홈카페용으로 골라야 후회가 적은지 크게 3가지 모델을 나열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수동 그라인더와 자동 그라인더?

사람의 힘을 써서 원두커피를 갈아낸다면 말 그대로 수동 그라인더를 지칭하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전기모터를 이용하여 원두커피를 분쇄한다면 자동 그라인더를 말하는 것이겠구요. 둘의 차이는 곧 생산성에 초점을 두고 있는지, 일부 감성적인 영역의 만족을 얻을 것인지, 그도 아니라면 예산의 범위에서 선택을 할 것인지 등으로 나뉩니다.

 

수동 그라인더를 자동그라인더로 개조하는 킷(kit)도 있고, 일부 매니아들은 수동 그라인더를 자동으로 직접 개조해서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홈카페에서는 어떤 기준으로 골라야 할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사용하고 싶은 그라인더'입니다. :)

여러가지 기준이 있겠지만 가장 기초적으로 입문하기 좋은 것과, 약간의 예산이 들지만 수고를 덜어주는 제품, 마지막으로는 탄탄한 만듦새와 브랜드의 인지도까지도 살펴보겠습니다.

 

 

칼리타 핸드밀 KH5 (수동 그라인더)

칼리타 KH5

 

제품 세부사항

그라인더 날 타입 : 코니컬 버(Conical Burr) / 경질 주철

사이즈 : 높이 185 mm

무게 : 700g

호퍼 용량 : 30g

원두받이의 양 : 70g

가격대 : 온라인 쇼핑몰 기준, 4~5만원 대

 

칼리타하면 다양한 커피 기구, 도구로 유명한 일본 브랜드입니다. KH5는 제가 커피를 시작하면서부터 약 4년 여간 잘 썼었는데요. 탄탄한 만듦새도 좋았고, 가격대도 그리 부담스럽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원두를 갈기 위한 작업 중, 파쇄-분쇄가 이루어질 때, 제법 원두들이 튀어오르는데 KH5같은 경우에는 호퍼 덮개가 있어서 이런 부분을 걱정하기 않고 팔힘을 이용해서 서걱서걱 갈아낼 수가 있습니다. 이후로 다양한 개량형 모델이 출시되어서 KV1N 이나 KH9, KH10N 도 추천합니다.

 

장점

원두를 담는 호퍼의 용량이 1회의 커피 브루잉을 하기에 적절하며, 호퍼 덮개로 원두가 튈 염려가 없다.

사용자의 취향에 따른 분쇄도 조절과 고정이 용이하다.

가격대비 입문용, 홈카페용 커피그라인더로 가장 훌륭한 선택지.

 

단점

수동 그라인더로서 그라인딩 작업에 드는 힘과 일정량의 시간 소모.

그라인딩 된 원두의 분쇄 분포도가 전문장비만큼 균일하지는 않다.

사용 후 완전한 분해/조립 청소의 과정이 귀찮다.

 

총평

수동 그라인더, 입문용 그라인더를 찾을 때 칼리타의 수동 그라인더를 추천합니다. 호퍼 덮개가 있는 모델이면 어떤 모델을 써도 입문용으로 훌륭하게 사용 가능 합니다.

 

 

페이마(Feima) 600N (전자동 그라인더)

페이마 600N

 

제품 세부사항

그라인더 날 타입 : 60mm,  플랫 버(Flat Burr) / 스테인레스

회전속도 : 2200 rpm

무게 : 3.3kg

호퍼 용량 : 250g

원두받이의 양 : 250g

가격대 : 10만 ~20만원 대

 

간혹 훼마나 페마(Faema)의 그라인더로 착각하기도 하는 대만의 페이마 전자동 그라인더입니다. 일부 중국산 복제품이 3~5만 원대에 유통되기도 하고, 지금은 너무나 많은 곳들이 유사제품을 내놓고 있어서 막상 어떤 의견을 달아야 할지 고민이 듭니다. 페이마 정품을 기준으로, 일반적인 플랫 버 모델도 있고, 도깨비 방망이 처럼 울퉁불퉁하게 솟아오른 고스트 버 모델도 있습니다. 크게는 8단계의 분쇄도 조절이 가능하며 정밀 조정시 약 16단계로 조절이 가능합니다.

 

후지로얄의 그라인더에서도 찾아 볼 수 있는 고스트 버

 

 

장점

빠른 속도의 분쇄 성능.

홈카페를 위한 전자동 그라인더에서 가장 합리적인 선택지.

생각보다 쉬운 분해청소.

 

단점

빠른 회전 속도로 인해 아래의 단점이 있다.

  • 작동 소음
  • 그라인딩 시 날(Burr)이 금방 뜨거워짐
  • 분쇄된 원두가루에도 잔열(residual heat)이 있다.

플라스틱의 가루받이에 미분이 많이 달라붙게 된다.

(아이러니 하게도 이 부분을 장점으로 강조하여 '미분제거'가 가능하다고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저는 부정적 의견으로 '미분이 많이 발생한다'입니다.)

 

총평

수동 그라인더의 감성뽕(!)에서 벗어나면 눈을 돌리게 되는 첫 번째 전자동 그라인더 입니다. 저렴한 가격대로 접근하기 쉬우나 오래 사용하다보면 앞선 단점으로 인해 금방 장비병에 걸리게 됩니다. 입문용으로서 한 두잔 만을 내려 마시는 용도로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없습니다. 매니악하게 계속해서 열 댓잔을 그라인딩 한다거나, 호퍼통 가득 담긴 원두를 갈아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제 이 이상급을 사용하셔야 합니다.

 

 

바라짜 엔코/버추소 (전자동 그라인더)

 

바라짜 엔코와 버추소

 

이제 수동 그라인더와 전자동 그라인더를 제법 써보았고, 중국이나 대만제 제품을 써보았으니 그 다음으로 눈을 돌리기 좋은 유럽 장비입니다. 바라짜의 그라인더는 최근 들어 블루보틀의 강세와 함께 '블루보틀에서도 쓰는 그라인더'로 잠시 잠깐 유행도 탔습니다. 가정용 라인에서 어디까지 올라 갈 수 있는지, 그리고 비슷한거 같은데 큰 차이가 없다면 무엇이 없는지만 요약하겠습니다.

 

엔코와 버추소는 동일한 전동 모터를 사용합니다. 차이점이라면 그라인더 날의 경도와 제작사 입니다. 엔코는 독일 OEM 날을 사용하였고, 버추소는 이태리 OEM 날을 사용하였습니다. 사용된 날의 가격만 따지자면 버추소에 들어간 날이 조금 더 윗급의 날입니다.

 

바라짜 그라인더 라인업 비교표

 

제품 세부사항 (엔코/버추소)

그라인더 날 타입 : 40mm,  코니컬 버(Conical Burr) / 스테인레스 (엔코: 독일제, 버추소:이태리제)

회전속도 : 450 rpm

무게 : 3.1kg / 3.6kg

호퍼 용량 : 약 250g

원두받이의 양 : 약 145g

가격대 : 17~20만원 대 / 25~30만원 대

 

 

장점

컴팩트한 크기.

가격대비 출중한 성능.

가정용/홈카페용 라인업에서는 손에 꼽힐 정도의 고른 분쇄 분포도.

 

단점

플라스틱 원두받이로 달라붙는 미분이 지저분 함.

가정용 / 홈카페 그라인더 치고는 슬슬 높아지는 가격대.

분해청소시에 일부 부품의 파손 위험이 큼.

 

 

총평

바라짜 엔코에서 장비병이 멈추길 기원합니다. 페이마 600N과 바라짜 엔코에서 갈등하는 정도면 이미 충분합니다. 지갑 사정이 여유로운게 아니라면 당장 이쯤에서 장비질을 멈추세요! 사실상 가정용 / 홈카페 취미의 마지막 관문이라고도 할 수 있는 바라짜 엔코와 버추소입니다. 이제 이 관문을 지나치면 최소 30~40만원 이상의 그라인더를 보실 겁니다.

 

 

 

코만단테 C40 NITRO BLADE (수동 그라인더)

 

코만단테 C40 베리에이션

 

그라인더 날 타입 : 코니컬 버(Conical Burr) / 마텐자이트 스테인레스강

호퍼 용량 : 약 40g

원두받이의 양 : 약 40g

가격대 : 30만원 대

 

제품 출시를 앞두고 분쇄 날의 퀄리티가 만족스럽지 않아 약 4년간 출시를 미룬 그라인더가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수동 입문으로 시작해서 자동을 거쳐 그리고 다시 수동의 세계로 발을 들이게 되어 이 글을 썼는지도 모릅니다. 완벽한 '핸드밀'을 만드는데 모든 걸 거는 '코만단테'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사용자가 원하는 최상의 그라인딩을 추구하는 코만단테는 독일의 장인정신 뿐만 아니라 재료와 소재 그리고 기술력에 있어서도 어떠한 여지와 타협하지 않습니다. 덕분에 사악한 가격을 자랑하기도 하는데요. 일부 매니아들은 바로 이 코만단테에 전동 킷을 장착하여 전자동 그라인더처럼 사용하기도 합니다.

 

저 역시 이 코만단테를 가지고 해외출장시에 비행기 안에서, 그리고 출장지에서 커피를 그라인딩해서 마시고는 합니다. (과연 그렇게까지 해야하냐고 물으시면...)

 

장점

컴팩트한 크기.

고른 분쇄 분포도.

완벽에 가까운 만듦새와 집착.

...

코만단테.

 

단점

사람의 힘을 써야만 하는 수동그라인더의 단점.

사악한 가격.

 

총평

코만단테가 집착하는 기술의 최고점이라거나, 여러 유명 바리스타, 대회에서 입증한 수동 그라인더로서의 퍼포먼스는 더 이야기해봐야 눈만 아플 지경입니다. 가정용이라는 단순한 목표를 넘어서서 '홈카페'라는 자기만족의 취미를 완성시키는데는 이 만한 퍼즐이 또 없을 거라 봅니다. 한 손에 쥐기 좋은 사이즈로, 원두를 그라인딩 하는 과정에서 조차 심미적인 재미와 안정감을 선사합니다. 완전히 딱 맞아들어갈 정도의 정밀한 그라인더 구조는 에스프레소용 분쇄도에서 굵은 소금에 가까운 분쇄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폭을 아우릅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가정용 그라인더가 있으나 가격대를 대표할 만한 것과, 브랜드를 대표할 만한 것, 그리고 감성의 끝을 자랑하는 것으로 총 4가지의 그라인더를 뽑아보았습니다. 원두를 분쇄한다는 목적에는 '고른 분쇄', '향미 손실 최소화'가 있습니다. 각 그라인더의 성능에만 초점을 둘 것이 아니라, 그라인더의 재질과 설계목적 그리고 사용처가 어딘지에 따라 비슷한 포지션과 가격대의 그라인더를 사용자가 알맞게 사용하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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