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에세이 7

스타벅스에 가면

거기는 커피숍인가 아니면 또 다른 문화공간인가요. 제법 커피 좀 마신다고 떠들어대면서, 으레 이런 질문들이 오갔을 터였다. 글쎄 스타벅스에 왜 가느냐고? 이번에는 스타벅스라는 것에 대해 한참이나 떠들어볼 요량이다. '어쨌든 나는 스타벅스 커피가 최고요. 거 씁쓸하니 좋잖아.' 아, 그렇죠. '그냥 눈에 자주 띄니까. 편하잖아요.' 역시, 그렇긴 하죠. '텀블러. 텀블러 살 돈이면 커피도 한 잔 마실 수 있으니까. 음료 바우처랑 텀블러 때문에 가요.' 그래, 그건 나도 가끔 어쩔 수가 없단 말이야. 스타벅스스타벅스스타벅스. 어쨌든 대한민국에서 커피 좀 마신다고 하면 스타벅스가 좋냐 싫으냐, 그게 좋은 커피냐 아니냐로 나뉘어 싸우는 꼴을 자주 접하게 된다. 어쨌든 커피라는 음료는 적당한 수준이면 좋지만 과하..

커피에세이 2019.06.12

작은 카페를 찾는 이유에 대해

작은 카페를 찾는다. 어떠한 마음으로 작은 카페를 찾을까. 정확하게는 어쩌다 그 카페의 문을 열고 들어가게 되고야 마는 걸까. 인테리어가 좋아 보여서, 또 다른 내 단골집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에. 그리고 상당수는 이미 꽤 유명한 집이기는 하다. (휴우-) 지친 몸과 마음을 잠시 잠깐이라도 기댈 그곳이라면 괜찮지 않을까. 누군가의 방해를 받고 싶지는 않으니까. 누군가는 모르는 나만의 것이어야 하는 이기심이 조금 더 크게 작용했으니까. 검색엔진에 걸려드는 수많은 맛집과 아기자기한 카페들. 언젠가 가봐야지 하고서는 어딘가에 스크랩을 한다. 그리고 잊는다. 그러다 보면 누군가의 입을 통해 그 이름이 나오게 되고, 나는 아차 싶었던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그런 일이 몇 번인가 있고 나서는 아예 저런 마음을 ..

커피에세이 2019.06.11

제게 취향을 강요하지 마세요

불편한 이야기 시리즈가 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드는군요.(사실 전혀 고민하지 않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겠죠? 다 최소한의 면책을 마련하고자 인사치레로 하는 말이죠) 바로 본론입니다. 제발 부탁이니, "당신의 커피 취향을 남에게 강요하지 마세요." 네, 그게 전부입니다. 그럼 안녕! 하고서 글을 마무리 지을 수도 있겠지만 그러면 안 되겠죠. 네, 이건 진심이에요. 라즈베리, 블루베리, 가끔은 어떤 열대과일의 베리베리 스트로베리 아무도 몰라주는 베리 사실 알고 보니 그게 배리배리일지 베리베리일지 모르는 어떤 베버리지의 비밀 레시피 같은 플레이버리. 여러분은 커피 속에 있는 다양한 향미가 정말이지 엄청나게 많다는 걸 알고 계시나요? 기껏해야 저는 제 손가락과 발가락으로 겨우겨우 세어 볼 정도의 개수만 알고..

커피에세이 2019.06.10

철학 없는 킨포크(kinfolk) 철학 좇기

"커피 이야기를 하자고 해놓고선 갑작스레 웬 킨포크(kinfolk) 타령이냐고 물을지도 모르겠네. 하지만 잘 알겠지만 여느 커피 이야기꾼하고 내가 다르다는 건 잘 알고 있을 거야. 지금 내가 하는 이야기는 앞으로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9/10를 하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이야기거든. 지금 당신이 찾는 진짜 커피라는 걸 좇고자 한다면 수없이 많이 널린 커피 관련 블로거들의 글을 보면 될 거야. 그들은 오늘도 치열하게 0.0001%를 추종하면서 살거든. 거짓말 아냐. 그전에 나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늘어놓고서 생각과 개념에 대해 그리고 자신만의 확고한 틀이라는 실마리를 잡는 일을 할 거야." 글의 시작이란 이런 거다. 맛보기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생전 한국을 처음 방문한 외국인에게 맛있는 식사를 대접한다..

커피에세이 2019.06.10

바리스타란 무엇일까

먼 오래전, 그 날의 꿈이 있었다. 나는 어느 카페의 카운터에 고즈넉이 자리를 잡고 앉아서 그 날의 힘든 일과를 다시 되돌아보고는, 달달한 커피 한 잔으로 겨우 몸을 추스르고 또 다음 날을 기대하는 꿈 말이다. 조금 더 철이 없었던 시절에는 카페라기보다는 그 무대가 술집의 카운터, 바(bar)였다는 사실은 부정하지 않겠다. 글쎄, 계속해서 이야기하겠지만 나는 바(bar)라는 공간에 무척이나 큰 애착이 있나 보다. 무엇이든지 아주 가볍게 무게를 만들어 버리는 역설적인 무게 추랄까. 그 공간에서는 그 어떤 무거운 짐도 새의 깃털 마냥 아주 가벼워져서 나풀나풀 공기 중에 떠다니는 먼지가 되어버릴 것 만 같다. 알코올이라는 물질이 그리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이제는 몸이 알코올을 전부 받아내기에는 힘이 든다는 ..

커피에세이 2019.06.09

인생커피를 찾습니다.

god shot ; Perfect, devine espresso shot. 굳이 우리말로 옮기자면 인생커피라고들 한다. 인생에 있어 나올까 말까, 만나볼까 말까 한 '커피 한 잔'이려나. 추출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도 최적의, 최고의 추출을 할 것이고.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사람으로서도 한 번 만나 볼까 말까 한 운명 같은 커피. 커피를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 대다수가 '인생커피' 덕분에 이쪽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는 말을 듣게 되었을 때, 어쩐지 나는 크나 큰 소외감을 느끼게 되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나는 아직도 그리고 여전히 그러지 못했으니까. 내 경험을 들추어 보아도 어딘지 인생커피와는 전혀 동 떨어진 삶을 살아온 것만 같아 한 없이 부끄럽기만 하다. 하지만 이 또한 인생커피를 만날 수 있는 ..

커피에세이 2019.06.09

어째서 커피 그리고 컨셉일까

'단골집' 단골이라는 이름 하나로도 무엇을 하든지 자신감과 자부심이 넘치던 시기가 있었다. 때로는 자부심을 느끼기도 했지만 때로는 자격지심을 느끼기도 했다. 앞서 이야기를 하자면 나는 '커피'라는 시장 속으로 쏘옥하고 빠져들어왔다. 그리고 수많은 나의 단골집들, 물론 대다수가 흩어져 버렸지만 술집이나 고깃집 그리고 짬을 내어 들르는 맛집들은 커피를 업으로 삼아감에 있어 여전히 그 자리에 빛나고 있었다. 그런데 문득 궁금해졌다. 단골 카페라고 할 만한 곳이 나에게 있지 않았던 순간에 말이다. 에스프레소가 뭔지도 모르던 시기를 지나, 하루에 에스프레소 몇 잔쯤이야 거뜬하게 마시게 된 지금까지도. 단골 카페, 단골 커피숍. 그 단어는 대체 무어라 정의할 수 있을까. 한 집 건너 또 한 집. 카페는 많다. 수 ..

커피에세이 2019.06.06